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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과 정책 제16호_최영찬_한국농업을 살리는 길:협동조합과 계약생산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1-13 09:55:49
  • 조회수 : 3033
60-70년대에 우리정부는 주요농산물의 수매정책을 통해 농업생산의 안정을 도모하고, 정부의 가격조절기능을 통해 소비지시장의 안정을 추구하였다. 이러한 정책으로 농민들은 생산에만 전념하여 괄목할 만한 생산성 향상을 이루었으며, 식량자급이라는 국가적 대명제를 달성하였다. 하지만, 80년대에 이르러 정부는 수매정책을 버리고 시장의 역할을 강조하기 시작하였으며, 90년대 UR 타결로 급속한 수입개방마저 진행되어 농업의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하였다. 농업생산은 위축되었으며, 농가의 소득은 도시가계 소득에 비해 격차가 증대되었고, 농촌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침체에 빠지게 되었다.

시장에 내몰린 농민들에게 정부는 효율성과 경쟁력을 외치며 상업적 농업을 위한 전업농 육성과 규모화에 매달린다. 가난한 농민의 아들인 노무현 대통령도 한미 FTA를 밀어 붙이며, “농업도 시장 바깥에 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자”며 “농산품도 상품”으로 보는 시장원리를 주장하였다. 필자 또한 농업이 시장의 영향 하에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으며, 농산품도 상품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많은 전문가와 정책을 다루는 사람들이 농산품이라는 상품의 특성이 공산품과 차이가 있고, 농산물시장이 여타 재화나 서비스시장과 다르게 작동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농민들을 시장이 아닌 절벽으로 몰고 있다는 사실이다.이글은 농산물 시장의 특성을 바르게 이해하고, 개방화 이후 농식품시장의 변화와 요구를 파악한 후, 우리나라 농업·농촌문제의 원인을 찾고, 덴마크, 네덜란드, 뉴질랜드와 같은 농업강소국들과 미국의 농업을 비교하여 협동조합과 계약생산이라는 우리 실정에 맞는 시장정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전통적으로 농산물의 소비는 끊임없이 이루어지는데 비해, 공급은 생산의 계절성과 장기저장의 어려움으로 조절이 쉽지 않다. 고전주의(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시장의 유연성(Flexible Market) 가설을 적용하기 어려운 전형적인 시장실패(Market Failure)의 특성을 보인다. 시장의 유연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주식사장의 경우 분초를 다투며 주가와 수급이 조절되고, 공산품의 경우도 시장가격의 변화에 수요와 공급이 빠르게 반응한다. 하지만 농산물의 경우, 수요와 공급의 조절은 쉽지 않다. 배추 값이 두 배로 오른다고 김치를 먹지 않을 수 없고, 배추생산을 즉시에 늘려서 공급할 수도 없는 일이다. 농산물 수급의 조그마한 변화는 대부분 가격의 등락에 급격히 반영되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어려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배추파동, 한우파동 등에서 보는 것처럼 매년 특정농산물 시장에서 가격의 급등락을 경험하는 이유이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대에 농민들은 생산을 늘리기만 하면 시장에서 판매가 되었다. 서구의 근대화가 농업생산성의 향상에서 시작되었듯이 60-70년대 우리나라의 근대화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가격의 급등락에서 오는 시장의 불확실성은 농민들이 안정적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규모화를 통한 상업적 영농을 어렵게 한다. 농민은 생산단계에서 소비를 예측하기 대단히 어렵다. 채소류의 경우 씨뿌리고 수확하기까지 2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소의 임신에서 판매까지는 3-4년이 걸린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나라들은 농업과 농산물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게 되었다. 그 시기 우리 정부가 수매정책을 유지하였던 이유이다. 정부가 바로 시장이었던 셈이다. 불확실성이 제거된 시장에서 농가는 규모와 생산성을 늘리는 일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과거 농지문제가 농업과 농촌문제의 핵심이었던 것도 다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시장개방시대를 맞아 농민들은 스스로 시장에서 판로를 찾아야 하게 되었고,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문제를 직접 경험하게 되었다. 생산만 하면 농산물을 시장에서 팔 수 있다는 확신은 사라졌다. 80년대 중반부터 개장된 거대한 도매시장과 90년대 초반부터 문을 연 대형소매점들은 크고 화려하였지만 농가가 직접 농산물을 파는 일은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시장은 더욱 크고 현대식으로 발전하였으나 농가는 정작 마음 놓고 팔 곳이 없어진 것이다. 농업과 농촌문제의 핵심도 더 이상 농지문제가 아니라 시장을 발견하는 유통의 문제로 전이되었다.
 
 
수매와 재래식시장 중심이던 농산물 유통은 도매시장 중심의 도매유통 시대를 맞아 차량단위 경매거래가 주를 이루고, 거래단위가 커졌다. 이러한 구조는 90년대 이후 대형할인점, 백화점, SSM 등 소비지의 대형유통기업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들 유통대기업에 의해 농산물 유통의 집중과 독점이 강화되기 시작하였고, 농산물의 거래 방식도 대규모 정기적 거래로 전환되고, 소포장, 가공품의 비중이 확대되어, 대다수 소규모 농민들은 시장에 진입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도매시대에 거래단위가 커진 시장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농가들은 더욱 커진 거래 규모와 정기적인 납품을 맞추기에는 한계가 뚜렷하였다. 더구나, 수급의 불안정으로 인한 가격의 등락시 모든 피해는 협상력이 부족한 농가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다. 이들 대형유통업체의 유통시장 점유율은 정부에서 상생법을 마련하고 영업제한 조치를 취할 만큼 급격히 증가하여, 농민들의 시장진입은 더욱 요원하게 되었다.

농식품에 대한 소비구조 변화도 농민들이 시장에 가는 길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식품소비 중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 비중이 증가하고, 가계의 외식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간편식의 구매도 급증하고 있다. 1975년 신선식품이 도시가계 음식비 지출액의 77.8%를 차지했으나 2000년에는 37%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가공식품은 2%에서 39.4%로 급증했다. 외식 비중 또한 1982년 7.9%에서 2005년 48.5%로 크게 증가하여 외식산업이 농식품산업에 미치는 영향 역시 높아지고 있다. 또한 간편식 시장의 성장률은 2008년 45%, 2009년 55%, 2010년 60% 등 매년 큰 폭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들 가공식품에서 외국산 식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곡물의 경우 대부분을 차지하며, 육류의 경우 내국산보다 더 많이 사용되는 등 국내 농산물은 더욱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또한 외식과 간편식 시장의 경우 외국산 식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우리 농업을 위축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도매와 소매시대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대규모 유통시대, 외식과 가공식품 위주의 소비구조 변화에 영세한 규모의 농가들이 개별적으로 적응하기에는 처음부터 한계가 있었으며, 이어진 시장개방으로 수입농산물에 그 시장을 잃게 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을 비롯한 농업 선진국들은 이미 대규모 시장과 변화된 소비행태에 적응하기 위한 조직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우리 농업은 더욱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되었다. 더욱이 정부가 주장하는 유통단계의 축소를 통한 시장효율성 향상은 대규모 유통에 유리한 수입농산물의 시장진입을 용이하게 하여 준비가 덜 된 국내 농가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하였다. 시장이 발달하면서 농가는 시장과 더욱 멀어지게 되는 아이러니가 생겼다. 농가에게는 크고 화려한 시장이 아니라 농산물을 쉽게 팔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영세한 산지와 규모화된 소비지간의 농산물 시장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농업의 규모화를 정책목표로 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농업의 시장경제체제 도입 후 정부는 지속적으로 전업농의 규모화를 통해 농업생산의 경쟁력을 높이려 하였으나 그 효과는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가락동 도매시장이 개장한 1985년 우리나라 농가의 평균 호당 경지면적은 1.1ha이고, 2010년에는 1.46ha에 이르러 지난 25년간 약 1/3정도인 0.35ha 늘어난 정도에 불과하며, 특히 2002년 이후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는 대규모 농업생산국인 미국, 호주 등은 물론 유럽의 덴마크, 네덜란드 등의 소국에 비추어서도 5%이하에 머물 정도로 열악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농규모 상위 농가에 대한 지원확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형 농장에 비해서는 여전히 소농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일부품목을 제외한 농가의 생산규모화는 극히 미진한 편이다.

생산의 규모화를 이루기 위해 농가는 안정된 가격의 출하처가 필요하지만, 시장교섭력에서 절대 열세인 농가에게 시장은 더욱 멀어지고 불확실성은 증대되어, 정부가 바라는 규모화는 한계에 이르게 되었다. 가격의 등락이 반복되는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서 투자를 늘리는 위험한 일은 농업은 물론 다른 산업에서도 보기 어렵다. 농가의 규모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시장의 확보가 우선되어야 할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산지의 유통조직이 비교적 규모화 되고 계약생산이 정착된 양돈과 육계부문에서 농가의 규모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에 직면하여 생산자들 스스로 소비지시장에서 요구되는 정기적 대량거래를 충족하기 위해, 작목반, 영농법인 들을 조직하고, 정부에서도 생산과 식자재구매사이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가공 및 유통인프라의 구축지원에 나섰다. 그 결과 90년대부터, 작목반, 소규모 농업법인이 급증하여, 2005년 작목반은 16,950개, 2010년 영농조합법인은 8,107개, 농업회사법인은 1,633개에 이르렀으나 여전히 그 규모가 영세하여 시장변화에 따른 대규모 정기적 수요에 적응하기에 부족하다. 소비지에서도 대규모시장의 소비자 소외에 대처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생활협동조합을 조직하여 계약생산을 통해 산지와 소비지간의 직거래를 정착시키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시장규모가 작은 친환경농산물 시장에 머물러 있다.

대규모유통업체들과 식품기업들도 산지와 소비지의 비대칭성을 기회로 식자재 도매업에 진출하여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2012년 국내 식자재 산업 규모는 가정용을 빼면 4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2005년 이후 연평균 16.4%씩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식자재 사업은 영세상인 및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며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 등과 같은 대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10% 미만에 그쳤으나 국내 식자재 시장이 성장하면서 식품 및 유통 관련 대기업들의 식자재사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다. 이들 식자재 시장의 유통구조 변화는 국내 농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살펴본 대로 농업인들이 시장에서 농산물을 팔 수 있는 유통수단을 마련하고, 생산과 소비간의 시차와 불일치에서 오는 불확실성을 해소하여 주는 것이 농업문제 해결의 시작이다. 불확실성과 비대칭성이 높은 시장은 제대로 기능을 할 수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수적이다. 농산물의 생산과 소비의 시차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MB정부에서는 미국식 선물시장을 도입하였으나 그 결과는 참담하였다. 대선공약이었던 농산물 선물시장을 단계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2008년 돼지고기 시장에 처음 도입하였으나, 거래 부진으로 사실상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2013년 마련된 거래활성화 대책도 효과가 없다. 이는 기업농과 식품대기업 위주의 미국 농산물 시장과 다른 우리나라의 농업현실을 이해하지 못하여 발생한 예견된 실패이다.

대형소매유통의 시대에 농업인들에게 안정적인 시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의 판매와 가공을 직접 담당할 규모를 갖춘 사업조직이 필수적이며, 가능한 계약생산체제를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약생산체제에서 농가와 수직적으로 결합된 조직의 중요성은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1. 이들 조직의 육성방향 또한 대규모 기업농과 다국적 유통기업 주도의 미국방식보다 유럽의 협동조합방식이 되어야 하는 이유도 명확하다. 도드람, 포크벨리 등 협동조합이 주도하는 양돈농가의 수직결합에서는 생산농가의 이익이 우선시되지만, 하림, 마니커 등의 식품기업들이 주도하는 육계농가의 수직결합에서 농가는 회사를 통해 사육을 하청 받고, 생산에 따른 수수료를 수입으로 하여 시장의 불확실성에 노출되지는 않으나, 회사와의 불평등 계약으로 인한 마찰이 자주 발생한다. 2013년에 발효된 축산계열화 사업에 관한 법률도 이들 기업형 수직결합조직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개선하기 위한 이유에서 마련되었다.

유럽의 작은 나라들과 뉴질랜드의 경우, 대규모 품목협동조합을 육성하여 다국적 기업에 맞서 자국의 생산자보호는 물론, 농식품 산업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알스미어, 덴마크의 데니쉬크라운,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등은 세계적인 수직통합형 농업협동조합으로 농식품의 가공·유통을 주도하여 농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1889년에 설립된 덴마크의 생산자 협동조합인 Danish Crown은 50여개의 협동조합을 통합하여 생산, 가공, 판매를 계열화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이다. Danish Crown의 매출규모는 약 59억 달러에 달하며, 종업원수는 약 2만8천여 명에 이른다.

네덜란드의 알스미어는 1968년 화훼경매 회사들의 합병으로 시작한, 11,000 가족농가 생산자들이 참여하는 세계최대 화훼협동조합이다. 2005년 세계 화훼시장에서 절화부문 59%, 분화부문 48%를 독점하고 있는 경매시장을 운영 중이며, 시장주체는 생산자조합인 알스미어가 담당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경우 1984년 시장개방정책으로 정부보조금을 폐지한 후 많은 어려움을 겪던 농민들이 조합법인들의 통합을 통해 생산·가공·유통·수출의 통합경영체인 Fonterra와 Zespri를 설립하여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였다. 뉴질랜드의 낙농조합인 폰티라 협동조합 (Fonterra Cooperative Group)은 세계 유제품 교역량의 30%를 차지하며, 종업원수 16만 4천명, 매출액은 8.98조원, 이익잉여금이 8,128억원에 달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과수협동조합 제스프리는 세계 키위시장점유율 25%와 농가당 매출액은 1억원 이상을 보이고 있다.
 
 
농산물 시장의 특성을 바르게 이해하고, 시장의 변화와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농업과 농촌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다. 시장을 모르고 시장주의를 부르짖는 위정자들과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곳에 올바른 시장이 존재할 수 없다. 생산과 소비의 불확실성과 비대칭성이 확대되는 시장에서는 기회주의와 투기가 자리 잡고 생산자와 소비자들은 설자리가 없게 된다. 준비 없이 시장을 개방하고는, 농민들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절벽으로 등 떠미는 위정자들은 단언컨대 시장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하다. 지난 30년간 많은 예산을 쓰고도 농업의 경쟁력은 향상되지 않고, 농촌은 사람이 떠나가는 곳이 되었다.

덴마크, 네덜란드, 뉴질랜드와 같은 농업강소국들은 협동조합을 통하여 생산과 소비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계약생산을 통하여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였다. 농가는 생산에만 전념하여, 규모를 늘리고 생산성을 높여 소득이 늘어났다. 생산과 가공, 유통을 결합하는 농식품산업의 성장으로 농촌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농가가 직접 시장에 나서야 하는 우리의 현실이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직거래 계약생산을 키워가고 있는 친환경·무상급식과, 협동조합기본법의 발효이후 높아진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우리에게는 큰 희망이다. 인구가 줄고 소득보다 부채가 늘어나는 농촌, 식품제조산업 상위 20위 중 협동조합이 전무하다는 현실은 아픈 현실이다.

생산자협동조합의 육성을 통한 산지유통을 규모화하고, 농산물의 전처리와 가공을 통해 우리 농산물의 시장진입 장벽을 해소한다면, 시장에서 농업의 문제를 해소할 길은 열릴 것이다. 필자가 정부에 바라는 것은, 이들 조합들이 농가와 계약재배를 강화할 수 있도록, 수매자금에 대한 이자비용을 지원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농업의 총생산이 40조원 정도이니, 이들 모두를 계약생산 하더라도, 10%의 선지급금에 대한 5% 정도의 이자비용인 2,000억 원이면 될 일이다. 이는 20조원에 이르는 농식품부 예산의 1%에 해당한다. 농가에는 안정적인 시장이, 소비자에게는 안정적인 소비가 가능한 길이라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
 
<참고문헌>

1. 박성준, 건고추 및 양돈 부문의 판매계약 이행에 관한 연구: 수직적 연계의 관점에서, 서울대학교, 2012.

2. 농림부(2007), 「농업인 설문조사 결과」, Unpublished, 2007

3. 통계청, 「농어업법인사업체통계조사」, 통계청, 대전. 각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