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과 정책 제 268호
대학 창업교육의 대안적 모형 글 / 이원준(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기업가정신과 혁신 센터장, 앙트레프레너십 전공 주임교수) 본고에서 필자는 현재의 사업아이디어 중심인 대학 창업교육의 대안적 모형으로서 사람과 과정을 중요시하는 팀 앙트레프레너십 교육을 제안한다. 기업은 이윤창출보다는 세상의 문제 해결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으로 다시 정의되고 있다. 이미 문제해결은 팀의 공동노력과 학습의 과정임은 자명한 현실이다. 학생들은 팀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의사소통하고 갈등을 해소하면서 신뢰를 구축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법을 배운다. 이런 밀도 높은 과정에서 학생들은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자신 만의 뜻을 가지고 팀이라는 공동체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앙트레프레너로서의 ‘나’를 잉태하게 된다. 이렇게 개인과 팀과 팀기업을 통합적으로 경험하는 과정에서 학습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 팀앙트레프레너십 교육의 요체이다. 여기에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추구하고 글로벌 문제에 도전하는 교육이 우리에게 절실하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은 새로운 교수법을 필요로 한다. 학생들에게 파편화된 지식을 전달하는 티칭 방식에서 탈피하여 학생들이 주도적인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통합적인 학습을 경험하도록 도와주는 코칭방식으로 교수법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팀앙트레프레너십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험하여 각기 고유의 앙트레프레너십 교육철학과 모형을 다져나가는 우리나라의 대학들을 기대해본다.
앙트레프레너들은 어느 누구보다 세상의 가장자리에 서서 온 몸으로 그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그곳에서 도전과 사업의 기회를 찾는 사람들이다. 첨단 테크놀로지 자체가 주는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역량도 매우 중요하지만 여기서는 세상흐름의 관점에서 이 땅의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앙트레프레너십 교육을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창업보다는 복합적 가치를 추구하는 창업이 미래지향적이다. 오늘날 사회는 이미 기업이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기대하는 시대이다. 소비자들도 가치소비를 지향한다. 그야말로 변혁기이다. 변화의 지향점은 산업화시대를 거쳐 가며 손상/파괴되었던 것들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인 것이다. 개성, 인간성, 공동체, 관계, 진정성 등은 모두 이 시대가 원하는 가치를 담고 있다. 자신과의 관계, 개인 간 관계, 자연과의 관계 등이 이 시대의 환경에 적합한 방식으로 회복될 것이며 여기에 앙트레프레너들이 찾는 기회가 있다. 대박을 기대하는 창업보다는 가치를 실현하는 교육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 대학생들은 시야가 너무 좁다. 눈앞의 문제와 시장에 시야가 고정되어 있다. 이미 이 세상은 디지털 기술로 연결되어 있고 거대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점차 분권화되가는 과정에 있다. 디지털 기기의 소비자화 현상으로 개인들은 언제든지 접근이 가능한 지식들이 손안에 쥐여져있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과 도전 정신만 있으면 세계 곳곳의 앙트레프레너들과 팀을 이룰 수 있다. UN SDG(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로 정리된 글로벌 문제에 대한 공감과 관심은 젊은 세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앙트레프레너로서 성장하도록 도울 것이다. 우리에겐 K-앙트레프레너십으로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갈 힘과 인자가 우리 DNA에 실려 있음을 믿자. 대학에서는 이렇게 글로벌 시각으로 복합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앙트레프레너들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실험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학생들이 학습 경험의 주인이 되어 현장에서 스스로 찾은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는 도전적 경험을 쌓도록 하자. 통제보다는 자율성을 주고 무한한 잠재력을 믿어주고 개인의 상이한 속도를 존중하자. 끌고 가려하지 말고 도와주는 코칭으로 학생들의 생존본능을 살려주자. 일방적인 지식전달에 익숙한 가르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우리 스스로도 미래 세대를 위해 기꺼이 도전하는 앙트레프레너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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