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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과 정책 제387호_홍경수_MBC 유튜브 채널 <오느른>이 보여준 지방소멸시대의 미디어 역할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2-25 13:15:22
  • 조회수 : 182

현안과 정책 제 387호


MBC 유튜브 채널 <오느른>이 보여준 지방소멸시대의 미디어 역할

 

​글 / 홍경수 (아주대학교 교수)



요 약 문

  

전국 229개 시군구의 절반 가량인 108개가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읍·면·동 단위로 본다면 소멸위험지역 1,791개였고, 이 중에서 711개 지역은 소멸위험진입(4단계)이고, 1,080개 지역은 소멸고위험(5단계)으로 분류되었다. 정부는 매년 1조원씩 10년간 조성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인구감소지역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본의 경우 이미 2014년 지방소멸 개념이 제안되었고, 인구감소를 필연으로 받아들이며 미래에 대한 대처를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인구감소라는 바꿀 수 없는 조건 하에서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모색하고 있다. 고향세가 고향을 떠난 사람이 자신의 고향에 세금을 내고 특산품 등을 돌려받는 금전적인 참여라고 한다면, 관계인구는 비록 그 마을에 살고 있지 않지만, 관심을 기울이고 틈나는 대로 방문하고 물건을 사는 일종의 관심적인 참여라고 할 수 있다. 지방소멸의 위기는 지역방송에도 생존이 달린 문제다. 지역방송의 혁신전략 중 공동체 지향-지역활력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는 MBC <오느른> 채널은 최별 PD가 개인적 힐링을 위해 전북 김제시의 폐가를 4,500만원에 구입한 뒤 회사에서 아예 유튜버로 콘텐츠를 만들라고 허락하면서 시작됐다. 오느른 영상의 댓글에 특이하게도 악플이 거의 없는 것은 유튜브가 지향하는 방향이 개인적 힐링과 사회문제의 해결이라는 두 가지를 충족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가가 나서도 하지 못하는 농촌마을 살리기를 한 명의 방송사 유튜버가 지역의 매력을 발산하며 실천하고 있다. KBS나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역방송사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보다 더 작은 지역 단위로 소규모의 크리에이터들이 지역을 소개하고, 주민이 참여하게 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지국모델을 제시한다. 지역민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에 유튜브 채널 <오느른>이 주는 함의는 풍부하다.

 

지방소멸. 코로나로 인해 수면 아래에 있지만, 한국 사회를 덮치고 있는 커다란 사회 문제다. 2022학년도 전국 대학 정시모집 경쟁률을 분석한 한 학원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대학은 평균 6대 1, 지방 대학은 평균 3.4대 1로 나타났다. 지원자 규모를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가 더욱 커진다. 서울과 수도권 70여 개 대학에는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30% 이상 증가했지만, 지방 100여 개 대학에는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시모집은 3번까지 지원할 수 있어 경쟁률 3대 1 미만일 경우 사실상 미달로 보는데, 부산은 15개 대학 가운데 국·공립대 세 곳과 사립대 두 곳을 빼곤 모두 3대 1 미만으로 미달 위기라는 것이다(KBS 뉴스,2022.01.10.). 지방 중 가장 큰 인구와 경제력을 가진 부산이 이 정도라면 그 외의 지역에 닥친 위기감은 말할 것도 없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보고서(2021. 10. 19.)에 따르면, 2021년 8월 전국 229개 시군구의 절반 가량인 108개(47.2%)가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읍·면·동 단위로 본다면 소멸위험지역(소멸위험진입+소멸고위험)은 1,791개(50.4%) 였고, 이 중에서 711개 지역은 소멸위험진입(4단계)이고, 1,080개 지역은 소멸고위험(5단계)으로 분류되었다. 즉 읍면동 2곳 중 1곳은 소멸위험단계로 진입했고, 4곳 중 1곳 이상이 소멸위험이 매우 높은 단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서도 작년 10월 연평균 인구 증감률, 인구밀도, 청년 순이동률, 주간인구, 고령화 비율, 유소년 비율, 조출생률, 재정자립도를 바탕으로 총 89곳의 인구감소지역을 발표했다. 매년 1조원씩 10년간 조성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인구감소지역에 집중 투입하고, 특히 기금 중 25%는 광역지자체에 배분해 복수 기초지자체간 생활권 협력사업 등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본의 경우 이미 2014년 지방소멸 개념이 제안되었고(마스다 히로야, 2014), 인구감소를 필연으로 받아들이며 미래에 대한 대처를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올해 행정안전부에서 시행하고자 하는 고향세나, 새로 도입하는 관계인구 개념 등은 이미 일본에서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제도나 개념이다. 고향세가 고향을 떠난 사람이 자신의 고향에 세금을 내고 특산품 등을 돌려받는 금전적인 참여라고 한다면, 관계인구는 비록 그 마을에 살고 있지 않지만, 관심을 기울이고 틈나는 대로 방문하고 물건을 사는 일종의 관심적인 참여라고 할 수 있다. 아즈마 히로키의 관광객의 철학 개념을 적용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한 장소를 활기차게 할 수 있다. 즉 마을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틈틈이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관계인구는 유지된다.

 

우치다 다츠루 등 일본의 지식인들이 함께 쓴 책 <인구 감소 사회는 위험하다는 착각>(원제: 인구감소 사회의 미래학)에서는 인구감소라는 바꿀 수 없는 조건 하에서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모색하고 있다.

“인구감소 자체는 천재지변이 아닙니다. 자연과정입니다. 환경수용 능력을 초과한 인구팽창에 대응하여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선택한 집단행동입니다. (중략) 지구 환경이 지속가능한 상태까지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일입니다. 인구 감소 그 자체를 마치 ‘나쁜 일’처럼 취급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납니다. (중략) 이것은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먼저 이 사실을 인정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우치다 다츠루)

따라서 지역 내 인구증가를 위해 주소지 옮기기 경쟁을 한다거나, 출산장려금 지원 사업으로 인구 유입을 꾀하는 정책들이 인구증가라는 큰 흐름에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다. 주소지 옮기기는 다른 지역의 인구감소를 유발하는 제로섬 게임이며, 출산지원금을 받은 다음 지역을 떠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인구증가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감사원, 2019). 따라서 지역 자체의 내생적 발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생적 발전전략이란 무엇일까? 지방소멸 위기지역으로의 기업유치 방안 마련, 사회적 인구유출 완화를 위한 청년유입 및 정착 지원, 지방자치단체의 자생역량 강화 방안이 제시되었다(국회입법조사처, 2021.10.19.) 구형수 등(2018)은 지방소멸을 초래하는 원인을 인구구조, 경제구조, 공간구조 등 세 가지를 들었다. 이 세 가지 조건 중 결핍된 조건의 수에 따라 단일대책지역, 복합대책지역, 특별대책지역, 그리고 문제가 없는 양호지역으로 구분했다. 송미령 등(2020)은 지역발전지수를 제안하였다. 지역발전지수는 생활서비스 지수, 지역경제력 지수, 삶의 여유공간 지수, 주민활력 지수 등 4가지 영역의 지수의 합으로 지역의 발전 정도와 잠재역량 등 지역 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지역의 발전정도를 분석하는 접근법이다. 두 가지 연구 모두 지방소멸에 대한 대책을 단순한 인구증가라는 프레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문제 그리고 편리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에 대한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그렇다. 인구증가가 아니라 경제적 문제 그리고 공간의 매력의 문제가 핵심인 것이다.

 

지역방송의 생존을 건 노력

지방소멸이 지자체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방송사들에게도 생존이 걸린 일이다. 한국에서 다양한 미디어의 도입이 차례차례 지역방송에 크고 작은 타격을 주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995년 1차 지역민방이 출범하고, 뉴미디어로 불린 종합유선방송의 서비스 개시가 결과적으로 KBS와 MBC가 지역방송으로서 누리던 독점적 지위에 철퇴를 가하는 첫 번째 역설로 이어졌다. 이후 지역방송은 위성방송과 IPTV, 모바일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미디어테크놀로지가 등장할 때마다 수세적, 소극적 방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영향력과 시장력을 잃어 나갔고, 종합편성채널이 도입된 2010년 이후부터는 지역방송의 경영위기가 기정사실화 되었다는 것이다(한선, 2021). 2007년 IPTV 도입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업자가 지역방송사들로, 지역MBC와 지역민영방송을 합한 지역방송사업자들의 방송사업 매출액은 2007년 약 6200억 원에서 2018년 약 4800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는데, 교통망이 좋아질수록 지역 상권이 위축되고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가중되는 것과 같이, 전국을 사업권역으로 갖고 있는 IPTV의 시장 진입은 지역방송에 대한 일종의 패싱 현상을 가속화하고 지역방송의 생존을 위협하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홍원식, 2020). 그렇다면, 지역방송은 뉴미디어의 변화에 전혀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일까? 지역방송사들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구조조정을 하여 예산을 절감하거나, 콘텐츠와 직접 연관없는 사업에도 투자를 하는 등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방송사들이 어떤 혁신적인 노력을 시도하고 있는지 필자가 조사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최근에 화제를 모으거나 의미있는 시도를 한 지역방송의 혁신 사례들을 전략 방식에 따라 콘텐츠 혁신, 플랫폼 혁신, 제작과정 혁신, 공동체지향 혁신, 주민참여 혁신, 공동제작 및 유통 혁신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각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표> 지역방송의 생존 전략과 사례

전략 방식

내용

사례

콘텐츠

정론저널리즘

포항MBC <그 쇳물을 쓰지마라>

창의콘텐츠

부산MBC <포비든앨리>, UBC<필환경시대의 지구수다>

플랫폼

유튜브 등 디지털, 유통 플랫폼

목포MBC <대한민국 섬>,

강원영동MBC<3분 지식플랫폼 하우투>

제작과정

제작방식의 혁신

강원영동MBC <숨>, 부산MBC*대구MBC <빅벙커>

공동체지향

지역토착문화,고유어

목포MBC <낭만항구>,

지역밀착 재난방송

부산 MBC, 제주 MBC

지역활력

MBC유튜버<오느른>

TBC <풍정라디오>

광주MBC <난장>

시민참여

시민 제작참여

부산 MBC

공동제작 및 유통

국내공동,국제공동 및 유통

광주MBC <아시안탑밴드>

광주, 여수, 경남MBC <도시이야기>

 

구독자가 말하는 <오느른>의 역할

지역방송의 혁신전략 중 공동체 지향-지역활력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는 <오느른> 콘텐츠에 대해 더 깊이 들어가 보자. MBC 유튜버 채널 <오느른>은 최별 PD가 개인적 힐링을 위해 전북 김제시의 폐가를 4,500만원에 구입한 뒤 회사에서 아예 유튜버로 콘텐츠를 만들라고 허락하면서 시작됐다. 2020년 6월에 시작한 유튜버를 통해 폐가를 고치는 과정을 중계하며 인기를 모은 <오느른>은 현재 3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주 금요일 업로드되는 15분 가량의 영상에는 평균적으로 5만에서 10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매회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팬덤도 상당하다.

 

콘텐츠의 소재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만, 외지에서 온 젊은 PD가 마을 주민들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과 농촌의 아름다운 모습은 변함없다. 2020년 폐가 고치기로 시작한 이야기는 2021년 음악연주자와 화가를 초대하여 농촌에서 공연하고 전시하는 Art for life 프로젝트, 직접 벼농사를 지어 쌀을 판매하는 프로젝트 그리고 폐교와 폐가를 마을호텔로 바꾸는 마을만들기 프로젝트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름난 관광지도 아니고 볼거리가 화려한 곳도 아니지만 한적한 농촌의 여유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멋지게 보여준 <오느른> 채널은 구독자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읽어보니, 크게 몇 가지로 유형을 구분할 수 있었다. 첫째는 지역민의 감사가 담긴 글. 

“죽산은 왠지 쓸쓸한 곳이었어요. 작은 소재지.. 예전엔 북적대던 곳이었죠. 죽산초ㆍ서중ㆍ서고..그리고 교회가 있어 사람들과 아이들이 있던 곳이었어요. 시간이 흘러 도로와 건물외엔 더는 사람이 많지않게 되었어요. 그러던 그곳에 오느른님이 오셔서 온기가 되어주셨어요. 그곳에 반짝이는 별이 되어주신거같아요. 예쁘고 소담스럽고 ...활기찬 무엇들이.. 죽산을 다시 살게 하네요.”

 쓸쓸하고 외로운 마을에 온기와 빛을 더해주고 죽산을 다시 살아나게 했다는 이 댓글은 지역민들에게 하나의 유튜버 채널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잘 보여준다. 다시 살아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마을 재생 아니고 무엇인가? 최 PD가 스태프들과 함께 운영하는 무료 카페에는 한 달에 600여명이 들르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2021년 가을 필자가 현지를 방문했을 때 근처의 국숫집 사장님은 “오느른 덕분에 맨날 동네사람들만 보다가 타지 사람들 보니 기분이 좋고 살맛나는 세상이 되었다”고 기쁘게 말했다.

 

두 번째의 댓글 유형은 고향을 떠난 출향인들의 향수 충족이다. “제 고향 김제! 중학교 시절이후 유학으로 멀어졌는데..이렇게 영상으로 보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어렸을 적엔 늘 따분한 풍경과 환경이 나이 먹고 보니 정말 소중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네요. 오래오래 머물며 알찬 나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 비록 몸은 떠나왔지만, 고향의 아름다움을 영상을 통해서 다시 음미하며 향수를 채우는 댓글이 의외로 많았다. 이들은 다카하시 히로유키가 제시한 관계인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출향인들이 고향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마을은 쉽게 소멸하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 댓글 유형은 타 지역민이 경험하는 이미지 향상이다.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영상을 통해서 마을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고 그곳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진다면, 방문이나 이주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한 효과임에 틀림없다. 기업들이 수행하는 이미지 홍보도 결국 기업과 직접 관련 없는 타자들이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좋은 쪽으로 바뀌기를 기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골은 모든 게 여유가 있어보여요. 갑자기 죽산이 가보고 싶네요. 30년 전 지평선 따라 잘못 들어간 김제 평야 우리나라도 이런 곳이 있었나. 그 끝 어디에 피디님 꽃피우는 죽산도 있고 상상의 나라가 있겠죠 지평선하고 죽산하고 스토리 만들어 조용한 힐링 타운 만들어 보세요. 순례자의 길처럼. 좋은 예감,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요”

 

네 번째 댓글 유형은 방문과 이주의 증가다. 영상을 통해 매력을 느낀 구독자들 중 일부는 직접 마을을 방문했다는 인증을 올린다. “오느른 덕분에 난생처음 가보게 된 김제 ᆢ펼져진 가을의 정경이 너무 아름답지만 그곳에 뿌리내린 농민의 수고가 더 아름다워요.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되었네요. 실물이 훨얼씬 예쁜 최별 피디님 ^^” 댓글에는 실제로 김제 근처로 이주했다는 발언도 발견할 수 있다. 오느른 때문에 이주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농촌으로 이주를 결심하는 데에 채널이 이바지한 역할은 적지 않을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다시 김제로 돌아왔는데 우리 오래오래 같이 김제에 있어요????뭔가 부끄럽지만ㅋㅋ카페도 한번 찾아가보고 싶네요ㅎㅎ”

 

다섯 번째 댓글은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 표시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인구감소, 지방소멸 등의 사회적 문제를 누군가가 대처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적 기대를 품는 내용이다. 

“참 좋은일 하셨네요. 젊은이가 있는 곳은 밝은 에너지도 있는거 같아요. 젋은이가, 농촌의 오느른이, 도시의 오느른이 함께하는 복잡하면서도 푸근한 카페되시길 바랍니다” “지방에 빈집이 많다고 하는데 이렇게 활력 넘치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나라에서 표창장 줘야겠어요.”

 

<오느른> 영상의 댓글에 특이하게도 악플이 거의 없는 것은 유튜브가 지향하는 방향이 개인적 힐링과 사회문제의 해결이라는 두 가지를 충족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가가 나서도 하지 못하는 농촌마을 살리기를 한 명의 방송사 유튜버가 지역의 매력을 발산하며 실천하고 있다.

 

지역방송의 새로운 모델- 지국 모델

<오느른>을 지역방송의 미래와 연결지어 보자. 지방소멸을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매년 1 조원의 예산을 10년간 쏟아 붓는다고 한다. 이 예산의 100분의 1 아니 1000분의 1이라도 지역친화적인 미디어 플랫폼을 활성화하는 데 사용한다면, 지방소멸의 흐름을 늦출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21년 한국방송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필자는 MBC <오느른>과 TBC <풍정라디오>가 지역 재생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KBS나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역방송사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보다 더 작은 지역 단위로 소규모의 크리에이터들이 지역을 소개하고, 주민이 참여하게 하는 콘텐츠를 만든다면 지역민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KBS가 디지털 시대의 지역방송사의 기능조정을 시도했다가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딪쳤다. 충남도는 KBS 충남방송국 설립을 요구했고, KBS 이사회에서도 충남방송국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비와 일부 실시설계비 예산을 심의·의결했다고 한다. 문제는 지역에 방송사라는 건물이나 송신시설을 세우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에 필요한 것은 주민들의 생각과 의견을 반영하고 사회와 소통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기능이다. 수십 명의 인력들이 공간에서 근무한다고 해서 지역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더 작은 지역 단위를 담당하는 지국, 지소 개념의 새로운 지역방송의 모델이 필요한 까닭이다.

 

한 명의 PD가 김제 죽산이라는 마을을 영상콘텐츠를 통해서 변화시킨 희망찬 모습은 지역방송의 새로운 모델이 결코 상상하지 못할 미래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공동체' 라는 게 어떤 거고, 경청이란 뭔지, 주변과 어울려 살아가는 게 어떤 건지 보여주는 너무 좋은 채널 ㅠ” 한 구독자는 레거시 미디어가 아니라 유튜브 채널에서 진정한 공동체를 보았다. 이제 지역방송에 대한 기대와 역할과 기능도 달라져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