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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빌리은행’ 어떻게 운영 되나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5-08-28 13:49:11
  • 조회수 : 1706

 ‘주빌리은행’ 어떻게 운영 되나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경향신문 입력 : 2015-08-27 21:18:02수정 : 2015-08-28 09:59:49

 

보험상담사로 일하는 송민영씨(45·가명)는 아이 둘을 키운다. 섬유근육통을 앓아 일상생활조차 힘들다. 2011년 8월에는 사업을 하던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졌다. 사업상 캐피털 할부로 구입한 차량은 모두 빚이 됐다. 보험상담사로 번 돈은 남편의 치료비를 내고, 빚 갚기에도 벅찼다. 주 5일 근무지만 몸이 아파 출근하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송씨는 “카드로 의식주를 해결했고, 빚이 점점 불어나 어느새 더 이상 대출해주는 곳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민청에서 열린 ‘주빌리은행’ 출범식에서 공동은행장인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오른쪽에서 세번째)와 이재명 성남시장(두번째) 등 참석자들이 연체 대출채권을 소각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씨는 악성채무자로 분류됐다. 송씨의 장기연체 대출채권(NPL)은 ‘회수 불가능’ 판정을 받고 NPL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대부업체에 팔렸다. NPL시장에서 대출채권은 통상 원금의 0.5~10% 가격으로 팔린다. 하지만 송씨의 연체 채권을 구입한 대부업체는 거의 원금에 가까운 돈을 갚으라며 괴롭혔다. 대부업체들은 연체 채권이 회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다른 대부업체에 이를 재판매하는데 이 경우 채무자들은 또다시 추심에 시달린다. 

 


 


주빌리은행은 금융기관들이 파는 장기연체 채권을 원금의 3~5% 가격으로 구입해 탕감하는 비영리단체다. 은행, 카드사들은 분기 말이나 연말에 3~60개월된 장기연체 채권을 판매하는데 주빌리은행은 이를 NPL 전문 대부업체들이 구입하기 전 사들일 계획이다. 연체자들에게는 원금의 7%만 갚도록 통지하고 갚을 형편이 안된다고 판단될 경우 전액 탕감해주기로 했다.

채무자들이 갚은 소액의 돈과 후원금은 다른 연체 채권을 구입하는 데 사용한다. 다만 특정 채권을 선택해 구입할 수는 없고 은행 등 금융기관이 한꺼번에 묶어 파는 연체 채권을 대상으로 한다. 제윤경 주빌리은행 상임이사는 “빚으로 고통받는 특정인의 채권을 선택해 구입할 수는 없지만 이런 채무자들에게는 파산, 회생 등 채무교육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무자들이 악의적으로 빚을 안 갚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동은행장인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는 “이들의 빚을 탕감해 새 삶을 찾아주는 것은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도덕적 의무”라며 “금융회사들은 (도덕적 해이를 걱정할 게 아니라) 좀 더 신중하고 효율적으로 대출할 수 있도록 금융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은행장인 이재명 성남시장도 “빚으로 경제활동을 포기한 이들이 노동시장으로 나올 수 있어 사회 전체적으로 손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빌리은행은 이미 새마을금고를 대상으로 연체 채권 구입에 들어갔다. 다만 대형 대부업체들의 판매 거부로 대부업체 연체 채권은 구매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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