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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일 "3월위기설? 구조개혁 안하면 늘 위기"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6-03-10 17:40:53
  • 조회수 : 1728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2016-03-07 10:21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종일(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번에는 경제 얘기 좀 하겠습니다. 경제 상황 안 좋은 게 하루이틀일은 아닙니다마는 요사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수출이 14개월째 감소하면서 역대 최장기간 감소기록을 세웠고요. 지금 세계경제는 3월 위기설까지 돌고 있습니다. 여야는 서로 상대 탓을 하면서 경제위기가 총선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이 상황인데요. 누구 탓인지를 떠나서 3월 위기설 진단 좀 해 보죠. KDI 국제정책대학원의 유종일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유 교수님, 안녕하세요.

◆ 유종일> 안녕하세요.

◇ 김현정> 경제침체, 경제위기 이런 말을 하도 들어서요. 이제는 보도가 나와도 사실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지금 상황은 좀 더 특별합니까?

◆ 유종일> 장기적인 침체국면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이제 계속 지표가 악화되다 보니까 갈수록 더 최악이 되는 거죠.

◇ 김현정> 확실히 그래요, 그러면 14개월 연속으로 수출 감소라는 지표를 어느 정도나 심각한 걸로 받아들이세요?

◆ 유종일> 우리나라가 다 잘 아시다시피 수출로 경제성장을 많이 하는 나라인데 수출이 이렇게 잘 안 되다보니 지금은 내수까지 영향이 오고 있고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죠. 수출이 이렇게 잘 안 되는 제일 큰 이유는요. 수출단가가 하락해서 그래요. 수출 물량 자체가 그렇게 줄어든 건 아닌데요. 수출 물량 증가가 굉장히 부진하고요, 수출 단가가 지금 엄청나게 하락하고 있거든요. 제일 큰 문제는 유가하락이고요. 이건 전세계적인 문제기 때문에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의 4분의 1 정도가 중국시장으로 가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유종일> 너무나 잘 아시다시피 중국경제가 둔화하면서 중국의 수입액이 엄청나게 줄어들고 있거든요. 그러니 어쩔 도리가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런 상황에서 글로벌 3월 위기설이라는 게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배경은 뭔가요?

◆ 유종일> 3월 위기설이라는 게 증권가에서 항상 위기설들이 나오는데요. 저유가 때문에 지금 많은 문제가 있고, 또 지난 12월에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고요. 또 중국 경기둔화, 이런 것들 때문에 지금 금융시장이 굉장히 변동성이 높아지고 혼란에 빠져 있거든요. 그러다가 이제 브렉시트라고 해서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또 나오고. 올해 세계 경제전망이 안 좋고 하다 보니까 불안심리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논란에 부딪혀 있고 중국은 경제성장은 하락하고 거품 붕괴 논란이 일고 있고요. 여기에다 신흥국들도 위기를 도미노처럼 맞게 되고. 이러다 보니까 3월 위기설이 나온 거예요?

◆ 유종일>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정말 3월 위기설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고 보십니까?

◆ 유종일> 글쎄요. 그렇게 미래 예측은 제가 하기가 어렵고요.

◇ 김현정> 경제, 쉬운 얘기 아닙니다마는.

◆ 유종일> 그걸 알면 제가 투자를 하겠죠. (웃음) 그런데 지난번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그렇게까지 대형 버블이 있는 건 아닙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때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만들어냈던 뭐랄까, 구조적인 원인. 이런 것들은 제대로 개혁이 안 되고 있거든요. 그리고 소위 양적완화 정책, 초저금리 정책, 이것으로 계속 돈을 풀어가지고 그나마 경기를 지지를 해 온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계속하다보면 앞으로 한 번 더 대형 위기가 올 수 있다, 그렇게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유종일 교수 (사진=자료사진)

 

 

 김현정> 구조개혁이 안 된 채 그저 저금리로 버텨온 상황. 뭐랄까요. 근근이 이어가고 있는 세계경제기 때문에 그게 3월이라고 딱 못 박아서 얘기는 안 하지만 또다시 버블이 터질, 또다시 거품이 빠질 위기는 있다는 말씀이세요?

◆ 유종일> 그렇습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죠.

◇ 김현정> 그런데 아니 무슨 빠질 거품이나 있습니까? 지금 세계경제가 그런데?

◆ 유종일> 구석구석 형성된 버블들이 조금씩 있고요. 부동산시장이나 이런 데죠. 그리고 문제는 여러 가지 불균형이 누적이 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불균형이요?

◆ 유종일> 금융시장에서 그동안에 양적 완화나 이런 것들 때문에요. 예를 들어서 신흥국이 그중에 하나인데요. 선진국에서 돈을 많이 풀다 보니까 금리는 굉장히 낮고, 그러니까 수익을 올리기가 어려우니까 그게 신흥국 쪽으로 돈이 많이 몰려갔었단 말이에요. 그러면서 결국은 그런 것이 거품인 거거든요. 그러다가 미국이 조금 회복이 되면서 금리를 올리는 것 같다고 하니까 그 자금이 회수가 되고요.

◇ 김현정> 빠져나가죠.

◆ 유종일> 약간의 움직임만 있어도 또 돈들이 확확 몰려가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위기를 만들어내고. 그런 식의 것들이 계속 존재하는 거죠.

◇ 김현정> 그래요. 이쯤에서 우리가 궁금해지는 것은 우리 상황입니다. 우리 정부가 정책을 잘 구사했다면 뭔가 좀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던 건지, 아니면 대응 자체가 쉽지 않은 어떤 세계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였던 건지. 이 상황은 어떻게 판단하세요?

◆ 유종일> 아까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수출의존도가 높은데 수출이 잘 안 되는 것은 정부 탓하기는 어려운 부분이고요. 그러나 제가 두 가지로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선 내수 부분인데요.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돼 있는 구조를 점점 바꿔나가야 되고, 또 내수기반을 튼튼히 해야 되고.

그런 부분을 우리 정부가 역시 너무 게을리했고, 그런 걸 하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게 사실은 경제민주화였거든요. 그런 건데 단기적인 경기부양, 거기만 너무 올인한 거죠. 그래서 결국 가계부채 늘려놓고 또 정부부채도 늘리고 또 그런 경기부양책도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고요. 그 부분 하나가 제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 싶고요.

또 하나는 정부가 무슨 계획경제가 아니기 때문에 수출을 비롯해서 정부가 성장률을 그렇게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기는 힘들거든요. 그렇지만 분배에는 정부가 큰 역할을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모든 정부가 재분배라는 걸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에서 재분배를 가장 하지 않는 나라이고 가장 조금 하는 나라로 돼 있어요. 심지어는 IMF나 OECD나 이런 기관에서도 ‘한국정부는 재분배를 좀 더 해야 된다.’라고 했거든요. 그것을 재분배한다면 결국 능력이 많이 있는 사람, 소득이 많은 사람, 대기업 이런 데 증세를 하고 복지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유종일> 그런데 그걸 안 해버렸으니까 그것도 정부의 잘못인 거죠. 지금 서민들은 희망을 잃고 금수저를 부러워하면서 흙수저를 탓하고 그러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러게 말입니다. 정부여당에서는 ‘경제활성화 입법을 통해서 뭔가 일자리도 창출해 보고 뭔가 활성화시켜보려고 했는데 야당이 발목 잡아서 진전이 안 되고 있다’, 이 입장 아닙니까?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유종일> 그건 무슨 경기활성화법 때문에 정체가 활성화되고 안 되고 하는 그것은 아니고요. 활성화한다고 수도 없이 했는데 구조개혁을 안 하니까, 우리 근본적인 구조적인 문제는 건드리지 않으니까 잘 안 되는 거고요.

사실 활성화법이라는 것도 그동안 정부에서 입법 추진한 거 거의 다 됐습니다. 지금 노동법하고 서비스발전기본법인데요. 서비스발전기본법도 제가 알기로는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의료 공공성에 대해서 우려가 많으니까 국민들이 그렇지 않습니까? 그 부분 수정해야 된다. 정말로 이게 우리 경제를 죽이고 살리는 문제라면 그 부분 수정하면 될 것 아닙니까.

그리고 파견근로자, 비정규직 많이 만들어내는 법이 과연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요. 우리 기업에 당장 도움이 되겠지만 기업만 살고 국민들 죽이는 건데 결국 그런 식의 경제운영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내수가 살지 않고 조직 기반이 이렇게 취약해지고 어려워진 것이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유종일> 정말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분배구조 개혁하고 재벌구조 개혁하고. 그렇게 해서 정말 같이 잘 살 수 있는 그런 구조로 바꿔야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이런 경제 이슈들을 놓고 우리가 뭔가 치열하게 토론을 정책토론을 해야 할 때인데 지금 총선이 40일도 채 안 남았는데 이런 경제정책에 대한 이슈는 쏙 들어갔어요. 왜냐하면 지금 공천 얘기하고 계파 얘기하고 물갈이 얘기하고 이러느냐고 정신이 없거든요. 이런 거 보면 경제학자로서 안타까운 생각 드시죠?

◆ 유종일> 글쎄요. 어느 나라나 선거에서 제일 중요한 게 사실 경제정책이잖아요. 먹고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니까.

◇ 김현정> 중요하죠.

◆ 유종일> 그런데 지금 이런 걸 보면 역시 우리 정치가 정말 아주 후진적이구나 싶고요. 국민들 입장에서는 지금 먹고살기 얼마나 어렵습니까? 모두에도 얘기했지만 요즘 서민경제에서는 ‘IMF때보다 더 어렵다’ 이런 얘기하거든요. 그런데 국민들은 저런 정치권 모습 보면서 절망하고 분노하는 거죠.

◇ 김현정> 그러게 말입니다. 경제 정책에 관한 이슈. 우리가 한번 40일 남았는데 진지하게 토론을 해 봐야 될 때가 아닌가 이 문제 짚어주셨어요. 유종일 교수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종일> 고맙습니다.

◇ 김현정> KDI 국제정책대학원 유종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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